많은 언론사들이 '뉴미디어'를 표방한 인터넷 뉴스를 만들고 있다. 유튜브를 하고, 데이터 분석 뉴스를 만드는 등 뉴미디어 형태를 띤 기사를 쓰고 있다. 보수색이 강한 조선일보 조차도 얼마전 조선NS를 만들어 인터넷 이슈에 적극 대응중이다.
그 중에서 내가 즐겨보던 매체는 '오토포스트'라는 매체다. 자동차 전문 매체를 표방하며 각종 자동차 이슈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해왔다. 진행방식은 마치 JTBC 뉴스룸을 본딴 듯 했고, 일명 '현까(현대차를 까는)' 기사로 연명한다는 비판이 있긴 했지만, 미디어 스타트업이 광고를 받아야 할 거대 기업을 상대로 신랄하게 비판하는 기사를 쓰는건 이색적으로 다가왔다.
검색을 하다가 브라우저 검색창에 걸려 '오토포스트' 기사가 오랜만에 들어가봤다. 벤츠코리아가 출시하는 EQC에 관한 기사였는데, 주행거리가 200여 킬로미터 밖에 되지 않아 사람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문득 "다른 언론사에서 본 기사들과 큰 차이가 없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사를 대조해봐도 기사의 전개 방식이나 문체가 과거의 언론사 기사와 비슷해보였다. 심지어 '귀추가 주목된다', '전망이 기대된다'와 같은 상투적인 마무리 멘트는 똑같았다.
언론사들은 뉴미디어 초창기에 인터렉티브 디자인을 적용한 차트를 인터넷 기사에 넣고는 혁신이라 말했다. 기사에 움직이는 간단한 도표 하나가 언론에서는 크나큰 도전이었을까, 아니면 그 변화가 받아들여지기가 어려웠을 만큼 언론은 보수적이었던 것일까. 10년 째 언론사들은 '뉴미디어'를 한다며 너도나도 인터넷 뉴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정작 기억에 남을만한 '혁신'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문체부 등록 정기간행물 수는 2만 2천여개가 넘는다. 한 매체가 하나의 기사만 써도 읽어야 할 글이 2만 개가 넘는다는 뜻이다. 그 중에서 우리가 꼭 읽어야 할 기사의 수는 과연 얼마나 있을까? 과거의 기사는 한 기업을 위태롭게 하고, 세상을 바꿀 정도의 파급력을 지녔지만, 이제는 인플루언서의 주장보다 가벼워진 것 같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