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생각중] 밀렸던 일을 하나 둘 해결하는 중

기자일을 해서 바쁘다는 핑계로 미뤘던 일들이 많다.

40km를 간다던 전동킥보드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20km 가기도 힘들어한다. 맥북 에어는 모니터가 헐렁거리고, 배터리가 부풀어 올라 책상 위에 올려놓으면 오뚝이처럼 뒤뚱거린다. 자동차의 2번 예열플러그는 고장이 난 지 반년째 고치지 못하고 있고, 앞 유리는 워터펌프가 고장나 워셔액을 뿌려도 나오질 않는다. 홈페이지 게시판은 무슨이유에서인지 작동을 하질 않는다.

부모님이 계신 가게도 마찬가지다. CCTV를 바꿔 달아야 하는데 워낙 멀리 계시다보니 찾아뵙기도 쉽지 않고, 사다리 같이 비싼 물건들도 저렴하게 구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4년여 간의 기자 생활을 하면서 미뤄왔던 일들이, 일을 그만둠과 동시에 폭탄으로 밀려와 내가 일을 그만 둔건지, 여전히 일을 하고 있는건지 분간이 되질 않는다.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있다. 좋게 쓰이면 나에게 득이 되지만, 나처럼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놓은 일들이 이렇게 태산이 돼 나를 힘들게 할 줄 알았을까. 설겆이나 빨래를 쌓아놓고 "나중에 하면 되지" 수준일 줄 알았는데, 막상 닥치고 보니 몸이 두 개라도 모자른 형편이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하루에 하나씩이라도 해결해가고 있다. 지난 달에는 부모님 가게에 CCTV를 교체했고, 지난 주에는 수리를 맡긴 전동킥보드가 수리돼 다시 돌아왔다. 오늘은 자동차 예열 플러그와 워터펌프가 수리돼 다시 예전처럼 마음놓고 달릴 수 있는 상태가 됐다.

지금 나는 갈림길에 서있다. 그 갈림길에서 내가 가고 싶은 길을 가려 노력 중이지만, 너무 지나치게 안주한 나머지 몸과 마음이 지쳐간다. 하지만 나를 응원하는 사람들의 기대만큼,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나 스스로가 더욱 더 노력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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