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한 선배가 "기자를 하고 싶냐"라고 묻자, 나는 "에이.. 제가요?"라고 답한 적이 있다.
겉으로 비춰지는 '기자'의 모습은 전문적이고, 날카로운 분석력을 지닌 것처럼 보였기에 내가 할 수 없는 직업이라고 여겼던 것 같다.
그렇게 보였기에 나는 그들을 조금이라도 닮고 싶어서 노력을 했었고, 그렇게 노력하다보니 하고 싶은게 생겼고, 그렇게 기자가 됐었다.
기자는 어찌보면 정말 비효율적인 직업이다. 쓸지 안쓸지 모르는 정보와 워딩을 꾸준히 수집하고, 혹시나 대형사건사고가 터질까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다. 월급으로나마 보상을 받으면 그래도 나을텐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다. 신경써서 취재한게 전파를 타면 그 뿌듯함으로 자위하며 아등바등 기자의 끈을 놓지 않았던 건데, 직장을 그만두니 그것도 덧없더라.
여러가지 직업이 있는데 왜 '기자'를 고집했는지 이제서야 돌아보는 중이다.
동기들과 비교해 모아놓은 돈은 적고, 이룬 것은 거의 없다. 취준생일 때는 몰랐었던 언론의 불편한 진실을 내가 겪고나니 "과연 어디에서나 좋은 기사를 쓸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생겼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매일 매일 고민 중이다.
수많은 갈림길에 선 내가 이제 하나의 길을 선택하면 다시 되돌아오기가 어렵다는 것을 몸으로, 마음으로 체감하고 있다.
어떤 선택을 하던 좋은 선택을 할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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